-재조사 핑계로 조치 미루다 구제역 발병해 손 놔... 논 한가운데 매몰지도 그대로
-“매몰지서 흘러나온 항생제, 농작물로 전이... 언제까지‘항생제 쌀’ 먹어야 하나”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수원병)이 지난 국정감사 때 항생제와 소독제로 오염됐다고 지적했던 가축매몰지들이 현재까지 토양 정화작업, 이설 등 아무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용남 의원은 9일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먹거리 안전과 직결된 가축매몰지 문제에 대한 환경 당국의 미온적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현재 구제역·AI가 동시 발병한 상황에서, 매몰지 조성 및 관리가 또다시 엉성하게 이뤄질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특히, 논 한가운데 만들어져 충격을 줬던 안성 능곡리 AI 매몰지도 아직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김용남 의원이 지난 국감 때 가축매몰지에서 흘러나온 독성 소독제와 항생제 물질이 농작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시급히 이설을 요구했던 곳이다.
이어서 당시 이 같은 논 매몰지가 안성, 이천, 강화도 등지에 한두 군데가 아님을 알렸지만, 환경부는 여태 논 매몰지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논 한가운데 위치한 경기도의 AI 매몰지. 강화도 등지에도 이처럼 논 안에 매몰지를 조성한 곳이 많다. 매몰지에서 흘러나온 독성 소독물질 및 항생물질이 농작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관리가 시급하다>
매몰지에서 항생제 성분이 흘러나온 것으로 의심된 이천 대죽리·선읍리, 안성 장암리 매몰지도 추가 조사를 이유로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환경부가 침출수 유출을 부정하기 위해 재조사를 핑계로 조치를 미루고만 있다”며 “이제 구제역이 발병해 조사가 어렵다고 하는데, 언제까지 국민들이 ‘항생제 쌀’을 먹어야 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또 방역 과정에서 사용되는 알데하이드 계열의 독성 소독제 사용에 대해서도 사용 금지를 당부했다. 지난 2011년 구제역 대란 당시 포름알데히드 및 글루탈알데히드가 전국적으로 약 70톤 가까이 사용된 바 있다(2011 가축매몰지 환경영향조사보고서).
상수원 등에 인접한 농장에서 이 같은 독성 소독제를 사용할 경우, 지하수를 오염시켜 국민 건강에 치명적 위험이 될 수 있다. 김용남 의원은 환경부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리고 사용을 금지할 것을 요청했으나, 환경부와 농식품부에서는 각 지자체에 공문 1통만 보내고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등록된 구제역 방역용 소독제는 164개 제품이 있으며, 이 중 18개가 알데하이드 계열 소독제다.
김용남 의원은 “또다시 구제역·AI가 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같은 실수들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독성 소독제 사용을 금지하고, 부적절한 곳에 매몰지가 조성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