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포커스=서울]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자개발은행과 기후·에너지·환경 분야 녹색전환 협력을 확대하고 국내 환경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서울 호텔에서 ‘제5차 한-다자개발은행(MDB) 그린협력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주요 다자개발은행의 녹색전환 전략과 신규 프로젝트를 국내 기업에 소개하고, 조달·입찰 절차와 사업 참여 기회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세계은행그룹(WBG), 아시아개발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을 비롯해 국내 유관기관과 환경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다자개발은행은 여러 국가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국제금융기구로,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기술 지원과 기반시설 사업에 자금을 공급한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물관리, 폐기물 처리 등 녹색 분야 투자가 늘면서 국내 환경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주요 협력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각 다자개발은행이 기후·환경·그린에너지 분야의 투자 방향과 향후 사업 기회를 제시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2030년까지 자체 재원 1천억 달러를 기후행동에 투입하고, 전체 금융 약정에서 기후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까지 집행한 기후금융은 554억 달러로 제시됐다.
사업 분야도 기후대응 정책과 재난 회복력 강화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송·배전망, 스마트계량, 물안보, 하수도, 해양폐기물과 순환경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 기업에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변압기,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디지털변전소, 해상풍력과 수상태양광 등의 분야에서 참여 가능성이 제시됐다.
중미경제통합은행은 중미지역 탄소배출권 시장과 메소아메리카 산호초 보전, 조류를 지표로 활용한 생물다양성 감시체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시스템 구축 등을 신규 협력 분야로 소개했다.
이 은행은 2025년 승인 사업 전부에 환경·사회 위험평가 절차를 적용했으며,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사업에 7억3천370만 달러, 생물다양성과 자연자본 사업에 2억8천650만 달러를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아프리카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하는 비중은 낮지만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태양광과 수력자원, 산림·농업자원 등을 기후투자와 연결해 에너지 접근성을 높이고 일자리와 지역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37개 저소득 국가의 기후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130억 달러 규모의 ‘기후행동창구’와 100억 달러 규모의 기후회복력 기반시설 조성을 목표로 하는 ‘아프리카 녹색기반시설연합’ 등을 주요 투자수단으로 제시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아프리카개발은행은 2023년 9월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저탄소·기후회복력 기술의 아프리카 보급을 추진해 왔다. 협력 대상에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관리, 스마트농업, 물처리와 물 재이용, 전자폐기물·배터리 재활용, 해양플라스틱, 산림탄소 감시 등이 포함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조달 전문가들이 은행별 사업 발주 절차와 입찰 방식, 기업이 사업 참여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설명했다. MDB 사업은 국가별 사업계획과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 준비, 조달공고, 기술·가격평가 등의 절차를 거치는 만큼 초기 사업정보 확보와 현지 협력망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이 다뤄졌다.
국내 기업의 실제 참여사례도 소개됐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세계은행이 지원하는 캄보디아 ‘고형폐기물 및 플라스틱 관리 개선사업’ 가운데 매립장과 폐기물처리시설의 세부설계 및 건설사업 관리·감독 사례를 발표했다. 사업 대상은 시엠레아프, 캄퐁스프, 칸달 등 3개 지역이다.
사업에는 기존 비위생 매립지의 안전한 폐쇄와 신규 위생매립장 건설, 침출수 처리시설과 매립가스 관리시설, 재활용품 선별시설 및 퇴비화시설 조성이 포함된다. 폐기물 고형연료 생산시설과 폐기물 적환장 도입 가능성도 함께 검토한다. 도화엔지니어링은 2024년 사업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뒤 국제입찰과 기술·가격평가를 거쳐 2025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삼안은 튀르키예 오르두주 볼라만 유역 파차지역의 유수율 향상과 상수도 누수 저감을 위한 기본실행계획 수립 사례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관망 자료 전산화와 수도관망 블록시스템 구축, 유량·수압 감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상수관망 유지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지 조사에서는 20년 이상 된 관망도면과 누락된 배관정보, 노후 수도관과 높은 관내 수압 등이 누수 발생과 관리의 주요 문제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확한 관망정보 구축과 수리해석, 노후관 교체, 감시제어 및 데이터수집시스템 도입 등이 후속 과제로 제안됐다.
삼안은 이와 함께 캄보디아 바탐방·푸르사트·타크마우 지역의 상수도·위생시설 확충사업 참여 사례도 소개했다.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포용적 위생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하수처리장 및 하수관로의 세부설계, 공사 관리·감독, 가정의 하수관 연결을 확대하기 위한 주민 소통사업 등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포럼에서는 국내 환경기업과 다자개발은행 관계자가 직접 사업 아이디어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한-MDB 라운드테이블 파트너십’도 운영됐다. 단순한 사업정보 제공을 넘어 향후 신규 프로젝트 발굴과 국제조달시장 참여로 연결하기 위한 자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다자개발은행과 공동으로 올해 에티오피아 유기성 폐기물 관리와 순환경제, 콩고민주공화국의 지속가능한 물공급을 위한 수질관리, 르완다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베트남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등의 기술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제협력관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제사회의 녹색전환 노력과 국가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다자개발은행의 사업 기회를 이해하고 우수한 환경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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