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커스=세종] 정부가 가뭄에 취약한 도서·연안지역에 투입하기 위한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을 새롭게 도입한다. 2027년 예산안에 30억 원을 편성해 15억 원 규모 시설 2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별도로 제시한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 지원 사업 설명자료’에 따르면 사업은 기후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한다. 기후위기로 수원이 제한적인 도서·연안지역에서 가뭄이 빈발하는 만큼 비상시 이동·배치할 수 있는 물 공급설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사업 추진 배경이다.
시설은 40ft 표준 컨테이너 안에 설치하는 모듈형 설비다. 해수를 처리하는 역삼투압(SWRO) 방식에서는 하루 120㎥, 담수를 처리하는 BWRO 방식에서는 최대 240㎥ 규모다. 해수 기준으로는 약 1천 명에게 하루 동안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평상시 수자원공사가 시설을 보관·관리하다 가뭄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으로 이동시켜 설치한 뒤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보관 장소로는 화순정수장과 반송정수장이 검토되고 있다. 가뭄이 해소되면 시설을 철거해 다시 보관하고 다른 지역에서 필요할 경우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사업의 핵심인 ‘신속한 이동·공급’이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구현될지는 따져볼 부분이다.
기후부 설명자료에 따르면 시설을 새로 제작하는 데는 2~4개월이 걸리고 제작 완료 시설도 현장 이동과 설치에 1주에서 최대 2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설치 전 부지 선정과 인허가가 완료된 경우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설치 이후에도 약 1주의 시운전 과정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가뭄에 대응하는 비상급수 시설이라는 사업 목적을 고려하면 평상시 후보지역 선정과 취수원 확보, 인허가 및 관로 연결 등을 어느 수준까지 사전에 준비하느냐가 실제 대응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취수 조건도 지역마다 다르다. 정부는 해수 직접 취수뿐 아니라 여유 저수지 활용과 신규 관정 개발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취수원별로 맞춤형 담수화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도·송수관은 80~100㎜ 규모로 0.5㎞ 이내 노출형 관로 설치를 기본안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이동식 시설의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전남 완도군 넙도를 제시했다. 넙도에서는 지난 2월부터 소규모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을 설치해 하루 평균 84톤의 담수를 생산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유지됐던 가뭄 ‘관심’ 단계가 올해 3월17일 해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별 시설을 확보하는 대신 국가가 시설을 보유하고 수자원공사의 전문인력이 직접 관리한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평소 시설을 관리하다 가뭄 발생지역의 여건에 맞춰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은 구매 자체보다 실제 가뭄 발생 시 얼마나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설 보관 중 성능 유지와 이동 대상지역의 사전 인허가, 취수시설 및 관로 확보, 가뭄 해소 후 반복 활용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후부는 2027년 예산안에서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 2기 도입비 30억 원을 신규 편성했으며, 이와 별도로 지하수자원 확보시설에 249억 원, 취·양수시설 개선에 788억 원을 투입해 가뭄 대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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