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관장 김종천)은 최근 ‘주요 생물자원의 유전자 분석 연구’ 사업을 통하여 붓꽃속(Iris) 멸종위기Ⅱ급 식물에 대한 유전적 다양성 등을 최초로 분석하여 원산지와 그 실체를 밝혔다.
멸종위기야생 동·식물의 유전자 정보는 멸종위기의 원인 파악과 복원 전략을 수립하는데 필수적인 자료로써 ’06년부터 5년 동안 본 사업을 통하여 27종에 대한 유전적 다양성 분석이 완료된 바 있다.
금년 조사된 2종의 식물은 꽃이 아름다워 원예가치가 높은 멸종위기야생식물로서, 대청부채는 대청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 일부의 바닷가에만 자라며, 노랑붓꽃은 흔히 볼 수 있는 금붓꽃과 혼동되어 멸종위기야생식물로 계속 지정되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대청도와 백령도에 자생하는 대청부채는 각각 고유한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어 이번 연구를 통해 최초로 복원된 개체의 원산지를 밝힐 수 있었다.
대청부채는 3가지 유형의 유전자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청도에서 조사된 4개 지역은 모두 유전자형 I형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백령도에서 조사된 2개 지역은 유전자형 II형과 III형을 가지고 있어 유전적 다양성이 높았다.
이 결과를 토대로 대체서식지인 낭새섬에서 복원사업을 통하여 증식·복원된 대청부채는 모두 대청도에서 유래된 것으로 밝혔다.
따라서 백령도에 자생하는 대청부채는 유전적 다양성이 높으나 기존 복원‧증식에 간과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백령도에 자생하는 대청부채는 개체군의 크기가 작고, 방목된 흑염소의 먹이로 이용되고 있는 등 위협요인이 산재하고 있으며, 어느 기관에서도 이 유전자형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백령도 집단의 보전방안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멸종위기야생식물 Ⅱ급인 노랑붓꽃은 전국에 분포하는 금붓꽃과 혼동되었으나 본 사업을 통하여 뚜렷이 구별할 수 있는 형태적 차이점을 밝혔다.
노랑붓꽃은 4월에서 5월초에 꽃이 피는데, 이 시기를 지나 꽃이 지면, 잎과 줄기만으로 식별하기 어렵고, 노랑붓꽃과 마찬가지로 노란색 꽃이 피는 금붓꽃과 유사하게 생겨 멸종위기야생식물이 아닌 식물로 오인될 우려가 있었다.
이 사업 결과, 노랑붓꽃과 금붓꽃은 형태적으로 극명한 차이점을 발견하였으며, 최근에 분화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노랑붓꽃은 꽃이 필 때 자방 하부의 자루가 길어서 뚜렷하게 노출되고, 열매를 맺는 시기에 자방 상부의 자루가 있지만 길이가 짧다. 또한, 금붓꽃은 꽃이 필 때 자방이 노출되지 않고, 열매가 맺는 시기에 자방 상부의 자루가 두드러지게 길다.
한편 형태적으로는 차이가 있었으나 유전자 분석 결과 큰 차이점이 나타나지 않아 두 종이 비교적 최근에 분화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빠르고 지속적으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전체에 대한 유전자 다양성 분석을 수행하여 보전대책 수립과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데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